던전시커 01권 9장 고대의 나무
약 20km 정도 되는 공간이었다.
이 계층의 바닥에는 자연식생이 마구 자라나 있었다. 적지만 동물들도 있었는데, 몬스터는 아니었다.
나무를 통과해서 걸어가자 이끼는 빛에 반짝이고 나뭇잎 사이로 통과한 햇빛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숲 속에서 햇빛을 받으며 가만히 앉아있다가 걸어오는 소년을 향해 말을 걸었다.
"핫핫 형제여! 용케 여기까지 도착했구나"
내 앞에는 짧은 검정색 머리카락을 한 소년이 있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그에게서 친숙한 느낌이 났다.
그렇군 그는 일본인이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서있는 형태나 분위기로 짐작건대 그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본인이다
나도 일본에 있다가 이세계인 이곳에 보내지고 여행을 한 지 수 년이 흘렀다. 고향의 냄새가 나서 그런지 오랜만에 눈물샘이 자극된다.
"그 말투는... 당신이... 그 아저씨인가?"
"섭섭하네, 아저씨라 하지마. 이렇게 보여도 난 아직 25살이라고?"
굳어졌다.
그 순간 소년이 굳어졌다.
소년의 표정은 처음부터 너무 냉담했다.
옛날부터 노안 같은 얼굴과 아저씨 같은 말투 때문에 확실히 동 나이대로 보인 적은 없지만...
잠깐, 저 소년, 그렇군.
소년의 표정이 정말 끔찍하다. (켁) 이 소리가 적합할 정도였다.
오이오이 글도 말이제, 내 진짜 나이는 쬐매 믿어주믄 좋겄는디...
나는 마음 속으로 칸사이 사투리가 섞인 한숨을 쉬었다.
"어찌 됐든, 정말 놀랐어 소년 여기까지 도착하다니 말야"'
그러자 소년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그래, 아저씨도 알듯이 말야, 그것들은 엄청났지. 근데... 여기는?"
"보는 것과 같이 여기 계층은 모두 안전지대야. 식인종 마을에서도 느꼈지? 거기와 같은 계층이라고 생각하면 되"
"..."
"그러니까 그건 좀 내려주지 않을래? 여기는 몬스터가 없달까?
그러나 소년은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을 놓지 않았다.
애초에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계속 주변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난 그것을 보고 비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떻게 됐든지 간에 여기까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아 왔을 것이다. 오히려 저렇게까지 신중하지 못했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소년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대한 친절하게 웃었다.
난 이 계층에 남아서 살기로 했지만, 그는 이 계층을 떠난 다른 모험가들과 같이 떠날 것이다.
그럼 나는 선배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보낼 순 없었다.
적어도 난 여기서 식사나 음료 정도는 대접해서 그와 우정을 나누고 싶다.
일단은 좋은 동네 형이라는 포지션이니까.
"어이 소년 왜 그러는 거야 너무 무서운 표정 하지 마"
"불행스럽게도 살아가면서 안좋은 일만 일어나서 내 인간불신은 최고조라서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듣고 (으음) 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 그럼 내 달달한 이야기를 네게 들려주마"
"달달한 이야기라니? 뭔 소리야 갑자기?"
소년은 의심스러운 듯 내 눈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 후 (휘이익) 나는 휘파람을 불었다.
"잘 들어줘. 예전에 한 모험가가 있었는데, 나락 같은 미궁에서 요정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자급자족 생활을 시작해서, 어떤 계층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야"
'그러니까' 난 계속 이어서 말했다
"사실은 내 이야기지롱!!"
'음' 그러자 소년은 뭔가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앗 그렇군 흐흐흐' 난 웃었다.
왜냐면 소년의 눈을 보니 눈가가 촉촉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랬어... 이 녀석은 동정이었어. 내가 여자 이야기를 꺼내니까 질투하고 있는거구나?
잘 알지. 나도 알 수 있어
똑같았지. 이 계층에 도착하기 전까진 나도 그와 똑같았지
근데, 바보 커플 이야기처럼 웃긴 이야기는 또 없어
만약에 네가 입을 열게 되면, 웃을 수 있을 거고.
네가 웃을 수 있다면, 마음도 열 수 있을 거고.
마음을 열 수 있다면ㅡㅡ 가랑이도 벌리겠지.
이건 여성을 함락시킬 수 있는 이론 중 하나지만 남자에게도 효과가 있지.
미소라는 건 언제 어디서 그 누구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의사소통 중 하나니까.
난 이 소년에게... 영양가 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편히 쉴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최고 컨디션으로 끌어올려 다음 층으로 보내주고 싶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선... 그를 웃길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난 달달한 이야기를 계속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말이야 아까 내가 말한 것처럼 여긴 몬스터가 없어 요정인 드라이어드는 있지만. 아, 참고로 내 아내야"
그렇게 말을 끝내자, 소년은 왼손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저 오두막에 드라이어드가 있어?"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녀는 엄청난 미인인 데 말이야 내가 이 미궁은 클리어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쳐있었을 때, 지친 나를 모든 것을 포기한 나를 그녀가 도와주어 여기에 살 수 있도록 결심하게 해줬어"
"알았어... 그런데 아저씨, 지금 어때 행복해?"
"당연하지. 어여쁜 아내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이 자연 풍경까지도. 난 정말 행복해. 어찌됐든 간에 내 맘은 항상 드라이어드와 연결되어있으니까"
"마음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아저씨... 근데 말야?"
"뭐야? 왜 그래?"
"촉수들이 귀 속에도 있는 건 알아?"
촉수?
뭔 소리야?
"촉수? 초-촉-초-촑-ㅊ3숙@소3?"
"작은 게 입에 몇 개 있고, 코에도 있어"
내 시야가 갑자기 붉게 물들었다.
(휘어청) 내 머리가 흔들리고,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 순간 그 무엇도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소년의 말을 이해할 수 없게 됐, 이해할 수 업세, 해, 업게 데엣다. 헤, 헬 수, 잏ㅎ, 해할이해수할이수해이해이해
포포포포포포포포.
대처 불가.
이해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