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프로젝트/리빌드 월드

리빌드 월드 2화 알파의 서포트 下

공략 2020. 8. 25. 21:47

 아키라는 쿠가마야마 도시의 하위 구역에 있는 헌터 오피스에서 헌터 등록을 했다.

 

 판자촌 변두리에 있는 헌터 오피스는 망한 술집 같은 모습이었고, 반쯤 부서져 글자가 희미해진 간판에 그려진 헌터 오피스 마크가 없었다면, 그곳이 헌터 오피스라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키라를 응대한 직원은 알코올 중독 전 단계인 남성으로 겉으로만 봐도 전혀 일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헌터 오피스 직원은 동부에서도 인기 있는 직종이라 그곳 직원은 유능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인기직이라고는 하지만 빈민가 근처에서 근무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았고, 이 남자도 좌천되어 이곳으로 유배되었기 때문에, 의욕도 능력도 이곳에 걸맞게 변했던 것이다.

 

 아키라가 긴장하며 직원에게 수속을 부탁했다.

 

「헌터 등록을 하러 왔다. 등록 처리를 해 줘」

 

 직원이 귀찮다는 듯이 혀를 차고, 읽고 있던 잡지를 옆에 내려놨다. 그리고 슬럼가 아이를 응대하는 것이 싫다는 기색을 보이며 직무를 진행했다.

 

「……이름은?」

 

「아키라다」

 

 직원이 가지고 있던 단말을 조작한다. 근처 프린터에서 싸구려 종이에 인쇄된 헌터증이 출력되자, 엉성한 손놀림으로 그것을 잡고, 귀찮은 듯 아키라에게 건넸다. 그리고 일은 끝났다는 듯이 다시 잡지를 읽기 시작했다.

 

 아키라는 건네받은 헌터증과 직원을 번갈아 보며 곤혹스러워했다. 헌터 등록에는 더 여러 가지 절차가 있다고 했지만, 이름을 묻는 것만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정말 헌터 등록이 다 됐는지 불안해서 엉겁결에 말했다.

 

「이, 이게 다라고?」

 

 직원이 싫다는 표정으로 잡지에서 아키라로 시선을 옮겼다.

 

「끝났으니까, 얼른 돌아가라」

 

「이름만 물어보고 끝이라고? 그 밖에도 이것저것 물어봐야 하잖아……」

 

 직원은 진심으로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아키라를 손으로 훠이훠이 내쫓는 시늉을 하며 쏘아붙였다.

 

「당장 뒤져버릴 네놈에게서 뭐 물어볼 거라도 있을 줄 알았냐? 아무래도 좋은 놈 따위의 정보는 필요 없어. 별로 네 이름도 알고 싶지 않았다만, 규칙이니까 물어본 거지. 막말로 그게 가명이건 뭐건 알게 뭐야

 

 아키라는 이미 알고 있었을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 번 인식하고, 헌터 오피스에서 말없이 빠져나왔다.

 


 헌터 등록을 했을 때의 이야기를 마친 아키라가 자기 헌터증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그 눈에는 지금 형편을 이해하고 있지만 오기로라도 기어오르려는 뜻이 담겨있었다.

 

 알파가 아키라의 기운을 북돋워 주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일단 훈련은 읽고 쓰기를 먼저 하자. 정보의 취득은 정말 중요하니까. 안심해. 내 서포트는 초일류니까 다소 읽고 쓰는 것 정도는 금방 습득할 수 있어

「알았어. 부탁할게. ……그런데 어떻게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걸 알았어?」

 

『그 헌터증에, 등록자의 이름이 아지라로 되어있어』

 

 엉성한 일 처리와 처음부터 끝까지 얕잡아보던 대응이 떠올라, 아키라는 무의식중에 헌터증을 꽉 쥐어 뭉개버릴 것 같은 자신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알파가 쓴웃음을 지으며 제안했다.

 

『일단 쿠가마야마 도시로 돌아갈까? 이야기는 거기서 계속하자. 읽기 공부가 끝날 때까지는 내가 대신 읽어줄게』

 

 아키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헌터증을 챙기고 쿠가마야마 도시로 걷기 시작한다. 알파도 나란히 걸어간다.

 

 불쾌한 기분이었던 아키라가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볍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쿠즈스하라거리 유적에서 쓰러뜨린 몬스터는 이름이 뭐야?」

 

『웨폰도그야』

 

「……응? 전혀 다른 것 같던데, 그것도 같은 종류의 몬스터야?」

 

『아마도 자기 개조 때 사양 변경에 실패한 개체였겠지, 그래서 아키라라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약했던 거야』

 

「그 녀석, 겉만 번지르르한 녀석이라던가?」

 

『그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봐. 저 몬스터에게는 아키라라도 쓰러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운이 좋게 그 약점을 찔렀을 뿐이라고 생각해. 아키라가 지금부터 저것과 다시 싸워서 문제없이 쓰러뜨릴 수 있다고 한다면, 겉만 번지르르한 녀석이라고 해석해도 좋을 것 같아. 물론 내 도움 없이 말이지?』

 

「절대로 무리야」

 

『그럼 그만큼 내 지원이 대단하다는 거네.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줘도 되는 거 아냐?』

 

「고맙습니다」

 

『별말씀을』

 

 아키라 일행은 잡담을 계속하며 도시를 향해 계속 걸어갔다.

 

 지금 아키라의 모습은 허공을 향해 계속 말하면서 걷고 있는, 약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아이다. 하지만 그런 아키라를 보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키라를 만난 이후, 줄곧 아키라를 관찰하고 있는 알파를 제외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