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드 월드 9화 아키라와 시즈카 中上
아키라가 카운터 쪽으로 다가가자, 시즈카는 미소를 지으며 붙임성 있게 접객을 시작했다.
「어서 오세요. 처음 온 손님 맞지? 카트리지 프리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는 점장인 시즈카야. 어떤 용무로 찾아왔니?」
「AAH 돌격소총과 탄약, 정비 도구를 세트로 주세요. 그리고, 매입도 부탁드립니다」
아키라는 총을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유적에서 아키라를 덮친 2인조의 장비였다.
시즈카는 장비들의 상태를 살펴본 후 확인 차원에서, 조언도 해줄 겸 말을 꺼냈다.
「매입품에는 AAH 돌격소총도 섞여 있는데, 새것으로 바꿀 생각이니? 확실히 정비 상태가 상당히 나쁘긴 하지만, 일부러 교체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잘 정비한다면 아직 더 쓸 수 있다구? 게다가 이쪽에 있는 총은 AAH 돌격소총보다 성능이 더 좋은데, 정말 팔아도 상관없니?」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새로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게 매출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 시즈카도 그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조언을 해주는 것은 그녀의 천성이었다.
알파가 설명해줄 겸 덧붙여 말했다.
『괜찮아. 교체해달라고 해. 단순히 총 자체의 성능보다도 아키라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니까. 이제부터 훈련할 때 AAH 돌격소총을 사용할 생각인데,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것보다는 새것이 좋기도 하고』
「괜찮아요. 바꿔주세요」
「알았어. 그렇다면……. 매입액과 상쇄해서 10만 오람 되겠습니다」
아키라는 금액을 지불하고 나서, 봉투 안에 남은 잔금을 확인했고, 조금 마음이 착잡해졌다. 받았을 당시에는 손이 떨릴 정도로 큰 금액이었지만, 지금은 6만 오람까지 줄어들어 버렸다. 20만 오람은 푼돈. 그 의미를 실감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시즈카는 카운터에 주문한 물건을 내려놓고, 자신의 가게에서 상품을 구매한 손님인 아키라를 향해,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이쪽이 주문하신 물품입니다. 괜찮다면 상품 설명을 들어보지 않을래? 의외로 어중간한 지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서, 들어둬도 손해는 없을 거야. 마침 한가하기도 하고, 충분히 이야기해 줄게」
비록 그것이 손님들에게 하는 흔한 접대라고 할지라도, 아키라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자신을 향한 친절함에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스스로는 깨닫지 못했지만, 확실히 흥미가 있는 이야기라고 자기 자신을 향해 변명한 후, 그 호의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좋아. AAH 돌격소총은 많은 헌터들이 애용하는 걸작인 총이야. 동부에 나돌아다니는 총 중에서도 그 역사는 깊다고 볼 수 있는데……」
시즈카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꽤 한가했던 탓인지 혹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조금 득의양양해 하며 이야기를 계속해나갔다.
AAH 돌격소총은 10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닌 이름있는 총이다. 발매 당시에 걸작이라고 평가된 설계를 토대로 하여, 100년간 잘못된 곳이 고쳐지는 등, 계속 유지보수가 된 결과, 설계상 있던 문제점들은 거의 완전히 해소되었으며, 현재까지 동부에서 넓게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반자동, 자동 전환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 저격 시 명중률도 높다. 또한,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총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하며, 신뢰성, 정비성, 내구성이 뛰어나고, 고장 또한 적다. 그래서 좋아하고 애착을 가지며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제조업체가 독자적으로 기능을 확장한 제품도 많고, 애용자가 원형에 변화를 주지 않을 정도로만 개조한 것들도 나돌고 있다. 지금은 그러한 아종들을 포함한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AAH 돌격소총이라고 부른다.
전차나 인간의 모습을 본뜬 병기, 혹은 그것들과 비견될만한 개인 무장 등을 하고 몬스터들과 싸우는 헌터들 사이에서도, 왠지 모르게, 통상적인 장비를 전부 잃었을 경우를 대비해 보험으로, 부적 대신에 등과 같은 이유로 일단 1정 정도는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고평가를 받고 있으며, 애용되는 총, 그것이 바로 AAH 돌격소총이다.
시즈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설명을 끝마쳤다. 웬만한 헌터라면 보통 알고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아키라가 흥미롭다는 듯이 들어주니, 가게 주인으로서 말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시즈카는 접객을 계속했다.
「그밖에 뭔가 더 필요한 거 있니? 예를 들면 회복약 같은 거 말이야. 회복약은 아무리 많이 있더라도 그로 인해 곤란한 경우가 발생하지는 않아. 만약 회복약 때문에 조금 짐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한다면 참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이렇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가져가는 것을 추천할게. 물론 여분의 탄약도 중요하지만, 그쪽을 늘릴 바에야 차라리 빨리 귀환하는 계획을 세우는 편이 낫다고 봐. 자신이 느끼기에는 비록 가벼운 부상이라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예정했던 귀환 일정이 크게 틀어지는 사례도 흔히 있거든. 그만큼 빠르고 충분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키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회복약이라면 유적에서 손에 넣은 것이 남아있다. 아키라는 회복약의 효과를 떠올렸고 나름대로 그 가격을 추측해본 결과, 수중에 남은 돈으로는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대신에, 자신이 살 수 있는 것 중에서 필요한 것을 떠올렸다.
「그러면 혹시 헌터용 옷 같은 건 있나요?」
「방호복? 강화복? 정말 미안해. 그런 종류의 상품은 개인용으로 사이즈 조정이 필요한 것이 많아서 기본적으로 우리 가게에서는 취급하지 않아. 꼭 필요하다면 주문 정도는 하겠지만 말이야……」
헌터를 대상으로 하는 가게에서 옷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는 전투복을 의미했다. 칼 따위의 날붙이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해준다거나, 일정 압력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해주거나, 혹은 날아오는 탄알 따위를 막을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춘 방호복, 혹은, 인공 근육 등으로 신체 능력을 올리는 기능을 가진 강화복 등이 있었다. 조금 미안해하는 듯한 시즈카의 모습을 본 아키라는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그게 아니라, 그, 튼튼하고 짐을 운반하기 좋은 옷을 이야기한 거에요. 그리고 배낭 같은 것도 있다면……」
「아, 그런 거라면. ……그건 확실히 어린이용 사이즈는 아니지만, 조정하면 아마 괜찮지 않을까. 잠시만 기다려줘」
시즈카가 한 차례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아키라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돌아왔다. 옷과 배낭이었다. 옷은 간단하고 편리하게 장갑을 붙이는 종류의 방호복이었는데, 장갑이 하나도 달려있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좀 튼튼한 옷일 뿐이었다. 게다가 구형 제품이었기 때문에 팔만한 물건은 아니었고, 배낭과 함께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시즈카는 이 물건의 값은 조금 전에 냈던 값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공짜다. 라며 이야기를 하자, 아키라는 깜짝 놀랐다.
「정말 그래도 괜찮아요?」
「상관없어. 덤 같은 물건이라고 생각해줘. 만약에 마음이 불편하면 단골이 돼서 가게 매출에 톡톡히 기여해 줘」
「알겠어요.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다정하게, 그리고 상냥하게 미소를 짓는 시즈카를 향해, 아키라도 살짝 웃어 보이고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시즈카는 돌아가는 아키라를 보고 웃으면서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배웅했고,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조금 걱정스러운 듯 표정이 흐려졌다.
「어린이 헌터인가. 그는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헌터라는 직업은 그렇지 않아도 죽기 쉽다. 어린아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그리고 아마도 아키라는 몬스터용 총을 사용한 경험조차 없다. 시즈카는 그간 경험으로 그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가능하다면 살아서 단골이 되어준다면 좋겠네. 정말」
옷과 배낭은 곧 죽을지도 모르는 아키라를 위한 최소한의 작별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