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드 월드 9화 아키라와 시즈카 下
다음날, 아키라는 방에서 AAH 돌격소총을 정비했다. 이것도 훈련의 일환이었다. 총의 올바른 정비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알파로부터 세세한 지시를 받으며 공들여 작업을 진행했다.
『당분간, 이 총이 아키라의 생명줄이야. 이 총의 정비를 별거 아닌 것처럼 여기는 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과 같아. 그렇게 생각하고 잘 정비하도록 해』
「알았어」
여러 번 주의를 받고, 악전고투하면서, 진지한 얼굴로 작업을 계속했다. 총을 분해하고 모든 부품을 공들여 정비한다. 그리고 뿔뿔이 흩어진 부품을 다시 원래의 총으로 조립한다. 그런데 부품이 남았다. 당황해서 총을 다시 분해하고 다시 조립한다. 아까 남은 부품들은 정확하게 총에 조립됐지만, 이번에는 다른 부품들이 남았다.
남은 부품을 보고 앓는 소리를 내는 아키라를 보고, 알파가 미소를 지으며 단단히 일러두었다.
『그 상태로 총을 사용하는 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네』
「아, 알고 있어」
다시 총을 분해하고 조립했다. 이번에는 부품이 남지 않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별개였으며, 당연히 지적을 받았다. 이후에도 악전고투를 거듭했고, 간신히 총기 정비를 마쳤을 때는 벌써 한나절의 반이 지난 후였다.
「이대로라면, 예비 총 같은 걸 손에 넣었다가는 정비만으로 하루가 다 가겠네」
『그렇게 되면 훈련을 통해서 빠르고 효율적인 정비 실력을 몸에 익힐 수밖에 없어. 어딘가에 정비를 맡길 돈도 없으니까. 좋아. 오늘 훈련은 끝이야』
아키라가 약간 의아해했다.
「끝이라니, 조금 있다가 사격 훈련을 하는 거 아니었어?」
『나를 만난 뒤부터 아키라는 유적 탐색과 훈련밖에 안 했으니까. 휴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키라는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하고 싶은 거, 인가」
아키라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슬럼가에서 지냈을 때는, 남는 시간에 고철 모으기 등으로 돈을 벌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유적 탐색이 이와 같았다.
지금까지 사적인 시간은 모두 생존을 위해 사용되었다. 여가라는 개념은 매우 희박했다. 그 때문에 아키라의 생각은 계속 겉돌고 있었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앓는 소리만 계속 나올 뿐이었다.
알파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아키라의 사고와, 그에 따른 이유를 파악했다.
『그럼 남은 시간은 읽고 쓰는 공부에 할애하도록 할까. 오락으로서든 정보 수집의 일환으로서든 읽고 쓰기가 안 되면 비효율적이잖아. 여러 가지 즐기기 위해서라도 빨리 배워버리자구』
숙소의 잡화점에서 여러 권의 공책과 필기도구를 구입하고, 그것들을 교재로 삼아 알파로부터 읽기와 쓰기 수업을 받았다. 알파의 교육 방법은 효율이 상당히 높았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아키라도 자신의 이름을 읽고 쓰는 것쯤을 금방 할 수 있게 되었다.
문득 아키라는 자신의 헌터증에 이름이 잘못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헌터증을 꺼내서 거기에 기록되어 있는 이름을 살펴봤다. 아지라. 거기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자신의 이름이 잘못 적혀 있는 것을 아키라는 자력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금은 똑똑해진 셈인가」
아키라는 약간 빈정거리듯,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흐뭇하다는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