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틈새의 미궁 제7계층.


슬라임들이 시체를 먹고 번식을 하는 동안 준페이는 다음 계층으로 가지 않고 최후의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지금 그가 있는 장소는 계층의 입구가 아니라 출구 근처였다.


만약 어떤 사고가 나더라도 바로 다음 계층으로 도망칠 수 있기 때문에 캠핑장 같이 1~2일을 지내고 있었다.


이 계층의 시간은 현재 밤이었고, 계층 전체를 비추던 빛은 사라져 있던 상태였다.


그는 모닥불을 모닥불을 피우고 자신의 상태창을 보고 있었다.



레벨 818


준페이의 직업으로 받을 수 있는 레벨업 보너스 포인트는 상위직의 1/3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더라도 압도적이었다.


대륙 최강 검성 레벨은 약 300.


S랭크 수준의 모험가들 평균 레벨이 약 200, 자신의 힘은 이미 바깥 세상에서도 충분히 최상위급이라고 인지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이 미궁을 클리어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 것뿐 만약 탈출할 수만 있다면 모두들...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준페이는 뭔가 떠올리고는 일어섰다.


그 즉시 주변을 둘러보고, 가볍게 혀를 찼다.


그리고 모래로 모닥불을 끄고 6계층으로 조용히 이동했다.









남자들 4명으로 구성된 파티.


과거 틈새의 미궁은 S랭크 이상, 수많은 모험가들을 집어삼켰다. 그 악명이 높아지고 난 후부터, 약 100년 넘게 새로운 도전자들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은 왜곡되기 마련이었다.


금빛 갑옷을 입은 잘생긴 금발 머리를 한 남자. 빨간색 머리카락의 남자. 그리고 백발의 노인.


각각 성기사, 용기사, 현자였다.


검정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칠흑의 마검을 휘두르며 불만을 말했다.


"이건 좀 실망인데. 우리 넷은 국가 전술 무기라고 불릴 정도인 유명한 S랭크 모험가라고"


"저도 동의합니다. 전 1층부터 엄청난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몬스터는 전혀 보이지도 않고...그래도 확실히 엄청난 양의 시체가 있는 걸 보면..."


푸욱 한숨을 내쉰 금발 머리의 성기사는 계속 예의 바른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시체들을 봤는데 아이템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아마 먼저 앞서간 사람이 전부 가져간 것 같습니다."


"그럼 보물들은 보류된 상태라는 거군. 고랭크 모험가겠는데... 기대되는군"


"그렇지만, 보물을 가져간 사람이 더 깊은 곳에 있다면요? 그리고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솔직히 그 사람이 우리들에게 보물을 나눠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지 계획이 있나요?"


"당연하지. 계획대로 할 생각이었는 걸? 그를 죽이고 우리가 가져가는 완벽한 계획을"


암흑 검사, 현자, 용기사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로 보물을 갖고 있지 않은 평범한 사람을 만난다면요?"


"여긴 치외법권이야... 인간이라고 해도, 죽이면 레벨업 할 수 있단 것 정도는 알잖아. 여기 들어온 사람은 고레벨일걸. 일단, 바깥세상에서는 우리의 적수도 없어. 우린 레벨을 올리기가 힘든 상태인데,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끝까지 전부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정말로 그 행동을 하실 생각인가요? 모두 어떻게 생각하시는데요?"


백발의 늙은 노인인 현자는 고개를 끄덕였고, 붉은 머리를 한 용기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에 여자라면 난 그녀를 죽이게 놔두지 않겠어"


암흑 검사는 얼굴을 검은색으로 뒤덮었다.


그는 용기사를 한 대 후려칠 기세로 다가갔다.


"그건 무슨 말이냐? 그 엄청난 경험치를 포기하자는 소리냐? 레벨업을 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 여기 온 게 아니었어? 내가 방금 전에도 말했듯 이곳은 치외법권이야. 힘이 정의라는 진정한 의미를 보여줘야 정신을 차리겠어?"


그러자 용기사는 호탕하게 웃었다.


"맞아. 여긴 힘이 곧 정의지...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여자라면 겁탈하고 죽여버리겠다는 거야"


그 말이 끝나자 성기사는 배를 잡고 웃었다.


"하핫 전부 쓰레기잖아요"


"응? 뭐라 그랬냐 이 자식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성기사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다닐 생각인데요. 단 하나 양보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양보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혹시 빌어먹을 교회의 말도 안되는 도덕적인 덕목을 말하고 강요할 생각이라면 때려치워, 목숨이 아깝다고 생각한다면 말야?"


'아니, 전혀 다릅니다' 성기사는 고개를 가로젓고 웃으며 말했다.


"만약 여자라면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그러자 그룹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핫핫. 이거 대단하구만. 흠흠 엄청난 성기사 나으리가 여기 계셨잖아... 그래 난 괜찮은데 용기사 나으리는 괜찮으실랑가 몰라?"


"어쩔 수 없군"


"처음에 먼저 하거나 그런 것에 미련은 이미 오래전에 버렸으니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라"


그 후 (짝) 암흑 검사가 손뼉을 쳤다.


"이걸로 또 다시 순조롭게 화합을 마쳤군"


'하지만...' 성기사는 주변을 둘러봤다.

댓글
공지사항
글 보관함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