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식사가 끝난 후, 알파는 아키라의 앞에 서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키라. 지금부터 아주 중요한 것을 말할 테니까 진지하게 들어줘』

 

 아키라도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에 알파가 이런 표정을 지은 경우는, 자신이 사망할 위험이 컸을 때뿐이었고, 그걸 떠올리자 가벼운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태도 또한 자연스럽게 진지해졌다.

 

 알파도 제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직후, 지극히 사무적인 표정을 지었다.

 

 아키라가 조금 의아하다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알파?」

 

 알파는 그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보이는 표정과 걸맞은 사무적인 어조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키라에 대해, 더 고도의 서포트를 원활하게 실시하기 위해서 사전 설명, 승낙 없이 다양한 조작을 아키라에게 실시해도 되겠습니까? 여기에는 레벨 5 개인정보의 무승인 취득 및 활용이 포함됩니다. 설명 내용에 대한 보충 정보의 취득은 임의로 이루어집니다』

 

 아키라는 알파의 이야기와 모습, 양쪽에 당황하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구두 설명에 의한 규칙 내용 및 개별 개요의 파악에 필요로 하는 추정 시간은 약 120년입니다. 상세 내용 인식까지 필요로 하는 시간은 현상 산출 불가능합니다. 우선 제시 항목의 우선순위 결정 방법은 조례 인식 산출 방법 A887에 의한 편향 회피법에 따라 규정되어 있습니다. 해당 항목의 구두설명을 통한 규칙 내용 및 개별 개요의 파악에 필요로 하는 추정 시간은……』

 

「……그러니까,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네, 라고 말하면 되는 건가?」

 

『개요에 어긋나지 않는 세부 항목에 대해 전부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여기에는 좁은 의미로는 사고 유도, 넓은 의미로는 자유의지 간섭이 포함됩니다. 대상자의 생명 및 생각에 대한 보호는, 자족자박 행동법 213873조에 의해 생명 및 생각의 구속과 같은 의미입니다. 여기에는 비해당 지역에서의 특수협력자에 관한 규정 전부를 포함합니다. 동시에……』

 

 아키라는 설명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하기 위해서, 가벼운 혼란 상태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도중에 중간중간 끼어들어 질문하는 것을 반복했다. 하지만 알파는 사무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고, 더 길고 난해한 설명을 할 뿐이었다. 그 결과, 아키라는 설명을 이해하는 것을 포기해버렸다.

 

 내용은 모르지만, 알파가 자신에게 어떠한 허가를 요구하고 있다. 알파의 지시를 거역하면, 죽을 위험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알파를 믿고 신뢰를 쌓겠다고 다짐했다. 그러한 판단, 경험, 결의를 바탕으로 아키라는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네, 다」

 

『재확인하겠습니다. 아키라에 대해, 더 고도의 서포트를 원활하게 실시하기 위해서 사전 설명, 승낙 없이 다양한 조작을 아키라에게 실시해도 되겠습니까?』

 

「네」

 

 아키라가 그렇게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하자, 알파의 태도에서 사무적인 분위기가 사라졌다. 그리고 알파는 기쁜 듯이 웃는 얼굴을 하고 아키라에게 다가갔다.

 

『고마워. 그리고 괜찮아. 나쁜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도 좋아』

 

 아키라는 알파의 모습이 돌아온 것에 안도했다. 그리고 그 후에, 조금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여러 가지로 번잡하고 성가신 일이라서,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어. 번잡하고 성가신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조금 번잡하고 성가신 절차가 필요한 법이지. 세상은 다 그런 거야. 그런데 아키라, 어제 목욕할 때 했던 이야기인데, 내 가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갑자기 질문하자 아키라가 조금 당황했다.

 

「가,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어제 아키라에게 내 알몸이 어떤지 감상을 물어봤는데, 가슴이 크다고 대답했으니까』

 

「……그런 말을, 했었던가?」

 

『말했어. 물어보니까 대답할 뿐. 그런 느낌이었지만 말이야. 근데 그만큼 몽롱한 상태에서도 그런 대답을 했다는 건, 역시 아키라도 내 가슴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지? 만져보고 싶어?』

 

 알파는 즐거운 듯 조금 도발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빈정거리며 놀리는 듯한 태도에 아키라는 조금 토라졌다. 순순히 대답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알파와 신뢰를 쌓는 중이었기에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을 했다.

 

「……아니, 무리잖아?」

 

『지금은 말이지. 만약에 아키라가 원한다면, 내가 지정한 유적을 공략한 후에는 가능해. 어때? 흥미가 생겼어? 만져보고 싶지?』

 

「왜 유적을 공략한 후에는 만질 수 있게 되는 거야?」

 

『그것에 관한 설명은 조금 복잡하고 까다로워. 그래서 어때? 만져보고 싶어졌어?』

 

 알파의 조금 끈질긴 태도에, 아키라가 의아한 기색을 표했다.

 

「……아까부터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알파가 즐겁다는 듯이 미소지었다.

 

『알기 쉽게 말하자면 추가적인 보수를 제시하고 있는 거랄까, 아키라의 사기를 장기적으로 높여주기 위해서 말이야』

 

「즉, 미인계라는 거네」

 

『그런 셈이지. 아무래도 아키라에게 시각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효과가 없는 것 같으니까, 뭔가 촉각에 호소해볼까 했어. 내 알몸을 가까이에서 봤는데 조금 부끄러워할 뿐이라니, 상당히 둔한 것 같달까?』

 

 떠오른 의문에 대해서 조금 어이없는 대답이 돌아오자, 아키라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건, 내가 좀 더 크면 해줘. 그때가 되면 많이 보고, 많이 만지도록 할게. 그걸로 됐지?」

 

『그래. 아키라와는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같이 지낼 예정이니까, 그때가 되면 충분히 즐겨줘』

 

 알파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대답했다. 그러자 아키라도 더는 깊이 신경 쓰지 않았고, 대화는 거기서 한차례 일단락되었다. 그래서, 이전에 사무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건을 포함한 일부 의문에 여지가 남긴 했지만, 그것은 그대로 잊어버리게 됐다.

댓글
공지사항
글 보관함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