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쿠가마야마 도시의 슬럼가는, 도시의 바깥쪽, 황야와의 경계 주변에 펼쳐져 있다. 치안이 열악하고, 경제도 열악해, 밖에서는 괴물이, 안에서는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으려 하는 도시의 쓰레기통이다. 이 쓰레기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키라는 헌터가 되었다.

 

 아키라는 그 정든 슬럼가 거리를 알파와 함께 걸으며, 새삼 알파의 이상한 점을 깨닫고 있었다.

 

 넋을 잃고 볼 만큼 뚜렷한 이목구비, 윤기 나는 머릿결, 매끄러운 피부 광택, 이성을 유혹하는 매혹적인 신체와 그런 몸을 감싸고 있는 노출이 과다한 복장. 이런 알파에게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게다가 이른바 구세계 풍이라 불리는 특유의, 독특하게 디자인된 옷도 눈길을 끌 만했다. 아마추어인 자신이 보더라도 굉장히 비싼 옷임을 알 수 있었고, 질적 차이도 분명해 보였다. 구세계의 기술에 종사하는 사람이 자세히 본다면, 틀림없이 구세계 고도의 기술로 만들어진 대단한 물건이라고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구세계의 유물로서 비싼 것은 틀림없고, 주목할만한 물건이었다.

 

 이만큼이나 주목받을만한 요소가 있다면 웬만한 소동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도 그 누구도 알파에게 반응하고 있지 않다. 이것이 아키라에게 알파를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자신뿐이라는 것을 실감시켜줌과 동시에 이해시켜주고 있었다.

 

 아키라가 알파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정말 안 보이는구나」

 

『그렇다고 말했잖아? 안 믿었던 거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알파의 모습에, 아키라가 조금 당황해서 작은 목소리로 변명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보통은 다들 안 보이더라도, 볼 수 있는 녀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나도 볼 수 있는데, 나와 비슷한 녀석이 있어도 이상할 게 없잖아?」

 

『아, 그런 거구나.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 설명하기도 힘들고, 길어질 것 같으니까.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하자』

 

 알파는 아키라와는 대조적으로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맑은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도 아키라뿐이었다. 아키라도 또렷하게 대답했다면 환청과 대화하는 완전히 수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아키라는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무슨 예정이라도 있어? 나는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하고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예정이라」

 

 아키라가 하늘을 쳐다본다. 이미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곧 밤이 된다.

 

「오늘은 이만 잘래」

 

 알파가 조금 의외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벌써 자는 거야? 이런 시간에?』

 

「그래. 이제 곧 밤이 되니까. 빨리 잘 준비를 해야지」

 

 아키라가 뒷골목으로 들어가고 있다. 골목은 이미 어두침침하다. 완전히 어두워지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골목 구석을 향해 간 후, 평소에 잠을 자던 장소로 기어들어가서, 폐목재 등으로 만든 가짜 벽을 세웠다.

 

 여기에 숨은 아키라를 맨눈으로 찾아내는 것은, 이곳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의도적으로 찾지 않으면 어렵다. 이 위장도 아이들이 슬럼가를 살아가는 지혜 중 하나였다.

 

 아키라의 활동 시간은 기본적으로 일출부터 일몰까지였다. 태양을 무시하고 생활을 하려면 조명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필요하다. 당연히 유료기 때문에 돈이 없는 아키라는 사용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밤은 안 그래도 위험한 슬럼가가 더욱 위험해지는 시간대이다. 아키라에게는 그 시간대를 활동시간으로 삼을 만큼 강하지도 않았다.

 

 야간에 움직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남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자기만 자는 위험한 상태를 최대한 짧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아키라도 알 수 없었다. 밤에 깨어 있는 게 더 안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그 결과, 아키라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고 그 생활을 반복했다.

 

 잠을 잘 준비를 하다 보니, 배가 소리를 내고, 공복감을 호소했다. 아키라는 한숨을 내쉬며 그 호소를 무시했다.

 

 알파는 일단 제안했다.

 

『가능하다면 뭐라도 먹는 게 좋지 않겠어? 배가 고픈 상태면 체력도 떨어지고, 유적 탐색의 효율도 떨어져』

 

 아키라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무리야. 도시에서 나오는 배급은 벌써 끝났고. 먹을 것을 살 돈도 없어. 총과 탄약값으로 썼으니까. 오늘은 참아야지. 내일 아침 배급이 나올 때까지 참아볼게…… 그러고 보니, 알파는 식사라든지 필요……해?」

 

『필요 없어. 식사도 수면도 나에겐 필요 없어.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필요 없어』

 

「그렇구나. 그럼 미안하지만 나는 쉬도록 할게. 잘자」

 

 그렇게 말하고 누운 아키라에게 알파가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잘 자. 편히 쉬어』

 

 눈을 감은 아키라가 왠지 모르게 생각했다.

 

(……잘 자, 라는 말을 들은 것은 오랜만이네……, 아니, 처음인가?)

 

 아키라는 피로 때문에 평소보다 더 피곤함을 느꼈고, 졸음에 몸을 맡긴 채 기억을 더듬어 봤다. 그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적어도 잠들기 전까지 그럴듯한 기억을 떠올리는 일은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아키라는 해가 뜨기 전에 눈을 떴다. 몸을 일으켜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여기까지는 아키라에게 있어 여느 때와 같은 아침이었다.

 

 바로 옆에 있던 알파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좋은 아침. 잘 잤어?』

 

 그 순간 아키라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총을 겨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어느샌가 옆에 와 있어서 위기감을 느끼고 강한 경계를 하고 있었다.

 

 알파는 조금 놀란 기색을 보였지만, 기분 나빠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미안해. 많이 놀랐어?』

 

 아키라의 표정이 낯선 누군가를 경계하는 위험한 표정에서, 의아해하면서도, 지인에게 보여주는 안전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그제야 알파의 일을 떠올린 것이다.

 

「…………알파?」

 알파는 아키라와 대조적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잊어버린 거야?』

 

 아키라가 긴장을 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총을 내려놓으며 기분 나쁘게 해서 미안하다는 듯 사과했다.

 

「……미안해. 조금 놀랐어. 일어났을 때 옆에 있던 사람들은 대개 강도나 그런 녀석들뿐이었거든」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아키라는 알파의 모습을 보고 정말로 화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는, 모처럼 만든 협력자를 잃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했다.

 

(……어차피 알파에게 총 같은 건 통하지 않으니까, 총을 겨누어도 그렇게 화낼 일은 아니었나보다. 다행이야. 위험했어)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아키라에게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알파와 함께 보내는 새로운 날이 시작됐다.

 

 이후 아키라는 빈민가에 있는 식량 배급소를 향했다. 배급소에서는 도시가 음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아침과 저녁 1일 2회로, 아침 배포 시작은 새벽부터였다. 아직 시작까지 시간이 꽤 남아있었지만, 몇 명은 이미 줄을 선 상태였고, 그 끝에 가세했다.

 

 줄은 얌전히, 질서 정연하게 서 있어야 한다. 소란을 피우거나 끼어들면 그 사람에게는 식량이 배급되지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배급 자체가 중단된다. 당연히 그 원인이 된 자는 나중에 몰매를 맞는다.

 

 이는 도시에 의한 무언의 교육이기도 하다. 슬럼가 주민이라도 줄을 서는 법 정도는 배워야 도시에도 유리하다. 그리고 도시 측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전체가 불이익을 받는다고 인식시키기에도 좋다. 그러한 교육의 성과로 인해, 그리고 두들겨 맞고 사망한 사람들의 희생을 거듭한 결과, 기본적으로 뒤숭숭한 슬럼가임에도 불구하고 줄은 질서 정연하고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배급소는 자력으로 식량을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슬럼가에 통합하는 기능도 겸하고 있다. 동시에 최저한의 치안 유지의 수단이기도 했다. 돈도 식량도 없으면 조용히 굶어 죽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이 빈민가에서 부자연스럽게 공급된 총기를 손에 들고 강도로 전직하는 것을, 최소한의 식량 공급만으로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이 배급 덕분에 아키라도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배급이 시작되고 아키라의 차례가 온다. 식량을 받고 줄에서 조금 벗어난다. 이 거리도 아키라 같은 아이에게는 꽤 중요하다. 너무 멀리 떨어지면 모처럼 받은 식량을 빼앗으러 오는 사람이 나타난다. 배급을 방해하지 않지 않도록, 나중에 몰매를 맞지 않도록, 암묵적으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정해진 거리에서 먹어치우는 것이 가장 좋다. 빼앗는 쪽도 빼앗기는 쪽도 역시 총 정도는 가지고 있다. 서로 불필요한 살인을 피하기 위해서도 중요했다.

 

 아키라가 받은 식량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투명한 포장 안에 샌드위치로 보이는 것이 들어 있고, 포장에는 식별 코드인 문자열이 적혀있다.

 

 아키라는 좀처럼 먹으려 하지 않았다. 알파가 조금 신기하다는 듯 말을 건넸다.

 

『안 먹을 거야?』

 

 구세계의 유적에서 발굴된 동작 상태가 수상한 생산 장치가 만들어 낸 합성 식량. 토양 오염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농지에서 시범적으로 재배한 비교적 안전한 채소. 아마 식용으로 먹어도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생물계 몬스터의 고기. 이를 원재료로 한 가공품 등이, 최소한의 선의로 돈이 없는 자라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식료품을 가난한 사람 중 희망자에 한해서 일정 기간 제공한 후에 잠시 상태를 본다. 그 후에 사망자나 돌연변이가 된 자가 속출하지 않는다면, 그 원자재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해 일반인에게 값을 붙여 판매한다. 그리고 다른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무언가가, 새로운 식량의 원재료가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샌드위치다. 빵도, 속 재료도 그 속은 알 수 없는 무언가다.

 

「……. 먹을 거야」

 

 배급 측은 이러한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받는 측은 어렴풋이 깨닫고 있다. 아키라도 어렴풋이나마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러나 먹지 않겠다는 선택지는 없다. 먹지 않으면 굶어 죽기 때문이다.

 

 맛은 미묘했다. 가격과 안전성 타령을 떠나,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다.

 

 헌터로 거듭나 안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매일 먹는다. 아키라는 맛도 안정성도 미묘한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사람을 왠지 모르게 쳐다봤다.

 

알파는 상냥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댓글
공지사항
글 보관함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