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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가 험악한 표정으로 뒷골목을 달리고 있다. 총격 후, 명중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서둘러 골목으로 되돌아간 덕분에 다루베 일행들과의 거리를 꽤 벌릴 수 있었다.
「알파! 어떻게 됐어!?」
『3명에게 명중했어. 전투 불능자는 2명이야. 다 살아있고』
「그렇구나. 잘됐네」
아키라는 그다지 총을 잘 쏘는 편은 아니었다. 골목길에서 뛰쳐나온 후, 3명을 맞힌 것도 원래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골목길에서 뛰쳐나가 적을 찾고 느긋하게 조준을 해서 총격을 가한 후, 그 자리에 서서 명중했는지 확인을 한다. 이런 초보자의 움직임으로는 틀림없이 반격을 당했을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알파였다. 알파는 아키라보다 먼저 골목으로 들어간 후, 효율적으로 총격이 가능한 위치에 서서, 다루베 일행의 위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키라는 그런 알파의 모습을 바탕으로, 지정된 위치로 가서, 미리 정해둔 방향으로 총을 겨냥하고, 사전에 정한 횟수만큼 방아쇠를 빠르게 당기고 돌아왔다. 모두 알파의 지시대로 움직임으로써, 이 기습을 성공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을 섬멸하지는 못했다. 작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다음 위치로 서둘러. 이쪽이야』
「알았어」
아키라는 알파의 뒤를 쫓아 골목을 계속 달렸다.
다루베가 총을 겨누고 경계하면서 아키라가 사라진 골목을 들여다봤다. 아키라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딘가에 숨어있을 가능성을 생각해서, 운 좋게 무사한 동료와 함께 경계하면서 골목을 나아갔다.
그 소년이 그대로 골목 안쪽으로 나아가려는 다루베를 보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야, 인마! 쟤네들은 어떻게 할 거야!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은 아니겠지!?」
다루베가 험악한 표정으로 고함치듯 대꾸했다.
「일단 그놈을 죽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저 녀석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도 없잖아! 진료소로 데려가다가 총에 맞으면 어쩔 건데!」
「그, 그래. 그렇지. ……혹시 버리고 갈 생각은 아니지?」
「……버리고 갈 생각이었으면 진작에 나 혼자 도망쳤어」
「그, 그건 그러네」
다루베는 일단 이해한듯한 동료에게 짜증을 냈다. 이 녀석들이 자신을 막지만 않았다면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게 제멋대로 하고 있는 이유였다.
아키라는 다루베 일행과 마주치지 않도록 크게 우회해서 방금 총격을 가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다루베의 동료들이 충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로 다가오자, 이번에는 제대로 총구를 겨냥해서, 머리를 노렸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도, 기절해있던 사람도, 아키라를 알아보고 뭐라고 중얼거리던 사람도, 일체의 구분 없이 똑같이 방아쇠를 당겼다. 세 발의 총성이 울리고, 머리에 구멍이 뚫린 3개의 시체가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이걸로 3명. 남은 건 2명인가」
『바로 숨어』
「알았어」
아키라는 다시 다른 골목으로 몸을 숨겼다. 골목의 벽을 등지고 숨을 돌리고 있자, 알파로부터 다음 지시가 내려왔다.
『아키라. 회복약을 꺼내서 먹어. 안 팔고 빼놓은 그거 있잖아』
「다친 곳은 없는데?」
『됐으니까 빨리 먹어. 10알 정도』
아키라는 의아해하면서도, 지시대로 종이봉투에서 회복약 상자를 꺼내 열고, 내용물인 캡슐을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이것도 구세계의 유물, 구세계제 회복약이라는 건가? 아마 엄청나게 비싸겠지. 다치지도 않았는데,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 ……그래도 먹으라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알파의 지시다.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키라는 그렇게 생각하고 회복약을 먹었다.
총소리를 듣고 급히 동료들에게 돌아간 다루베가 동료들의 시체를 보고 분노에 가득 찬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빌어먹을! 앞질렀다니!」
다루베의 등 뒤에는 같이 돌아온 소년이, 창백한 얼굴로 조금씩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리고 다루베에게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공포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외쳤다.
「ㄴ, 너, 너 때문이잖아! 네가 저 녀석을 덮쳐서 그런 거라고!」
그렇게 말을 한 후, 다루베를 놔두고 전력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총성이 울렸다. 아키라에게 노려진 것이다. 하지만 명중하지는 못했는지, 소년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고, 그대로 슬럼가 안쪽으로 사라졌다.
다루베도 도망치려면 도망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동료를 살해당했다는 증오와 도망친 소년이 준 모멸감에 등을 떠밀려,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았고, 격렬한 감정에 몸을 맡긴 채 움직였다.
「날 얕보지 말라고!」
달아난 소년을 총격할 수 있는 샛길은 한 곳뿐이다. 다루베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증오로 극복하고, 그 기세를 몰아서 그대로 아키라가 있는 곳으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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